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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범죄 성향은 유전의 산물인가?

‘범죄자는 태어나는가?’라는 질문은 범죄학, 심리학, 유전학 등을 아우르는 심도 깊은 문제로, 오랫동안 학계와 대중 사이에서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행위가 아니라, 타고나는 본성이나 사회적 환경이 어떻게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깊게 조사해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범죄자를 도덕적 결함이 있는 개인으로 간주하기 쉽지만, 범죄 성향이 유전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은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범죄와 유전적 요인 간의 관련성을 입증하는 연구와 근거를 살펴보고, 유전적 요인이 범죄 성향 형성에 미치는 역할이 무엇인지 탐구해 보려 합니다.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대 주장을 반박하며, 환경적 요인의 중요성도 함께 비교 분석하겠습니다.


1. 유전적 요인이란 무엇인가? 범죄 성향과의 관계

범죄자의 특성을 탐구하기 위해 유전적 요인을 먼저 정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전적 요인이란 개인의 DNA에 의해 전해지는 특성으로, 행동 특성이나 신체적 특징 등이 포함됩니다.

유전적 요인과 행동 과학

  • 모노아민 산화효소 A(MAOA) 유전자:
    MAOA 유전자는 공격적인 충동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정 MAO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사람들은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 사례: Dunedin Study(2002, 뉴질랜드)는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경험한 사람들이 MAOA 변이가 있을 경우 범죄 성향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고했습니다.
  • 도파민 관련 유전자(DRD2):
    범죄자들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또 다른 유전자는 DRD2로, 이는 보상 시스템과 관련이 있습니다. DRD2 유전자 변이로 인해 쾌락 추구 행동이 강화되면서, 도덕적 판단보다는 충동적 행동이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여겨집니다.

유전적 연구와 쌍둥이 연구

쌍둥이 연구와 입양 연구는 유전적 요인과 범죄 성향 간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데 자주 활용되는 방식입니다.

  • 일란성 쌍둥이(유전자 100% 동일)와 이란성 쌍둥이(유전자 50% 동일)의 비교를 통해 행동 특성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 연구: Christiansen(1977)의 덴마크 쌍둥이 연구는 일란성 쌍둥이 범죄율 상관관계(50%)가 이란성 쌍둥이(20%)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유전적 소인과 범죄 성향 간의 관계가 있음을 제시하였습니다.

가계 연구와 유전적 소인

  • 특정 가계 내에서 범죄 경향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사례는 유전적 소인이 범죄 행동에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 사례: "칼리코 가족 연구"에서는 범죄 성향이 강한 특정 계보를 추적한 결과, 가족 내에서 유사한 공격적 행동이 발견되었습니다.

2. 유전적 요인의 범죄 성향 형성 증거

(1) 과학적 증거: 생물학적 접근

뇌 과학과 유전자 관련 증거:

  • 연구: 브레인 스캔 연구(Noor, 2014)에서는 특정 범죄자들에게서 전두엽 기능 장애가 발견되었으며, 이는 감정 조절 및 도덕적 판단 능력 결여와 연결된 특징이었습니다. 전두엽 기능 장애는 유전적으로 발달 이상을 가진 경우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이는 범죄 성향이 단순 사회적 환경이 아닌 뇌생리학적 결함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2) 생물학적 기질과 청소년 범죄

어릴 때부터 나타나는 폭력적 행동과 충동 조절 장애는 유전적 요인이 강하게 영향을 미친 사례입니다.

  • 사례: 질 바이오리 학생 연구(BioSocial Research Foundation, 2011)에서는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 청소년들이 또래 대비 범법 행동 비율이 3배 이상 높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3. 유전적 요인 반대론의 주장과 그 한계

많은 학자들은 환경적 요인이 범죄 행동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합니다. 즉, 유전적 요인보다는 가정환경, 사회적 분위기, 경제적 여건 등 외부 요소가 범죄를 만드는 주요한 원동력이라는 관점입니다.

환경적 관점의 주요 주장

  1. 사회적 환경:
    • 빈곤, 교육 부족, 폭력적인 사회 환경은 범죄율을 높이는 주요한 외부적 이유로 꼽힙니다.
  2. 가정환경 및 학대:
    • 유년기에 겪는 심리적 학대, 부모의 무관심은 공격성과 범법 행동 증가와 강한 관련성을 보입니다.
  3. 문화적 요인:
    • 특정 문화권에서 폭력을 용납하거나 미화하는 경우, 범법 행동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론: 환경적 요인은 강화 요인일 뿐

유전적 요인에서 출발한 개별 행동 성향이 환경적 요인에 의해 강화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예를 들어, 폭력적 환경은 MAOA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의 공격적 행동을 더욱 유발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이죠.


4. 유전적 요인 관련 반박 논거

(1) 모든 범죄가 유전적 범죄는 아니다

범죄는 종류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단순히 유전자 하나로 모든 범죄 유형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 예: 절도, 경제 범죄는 충동 조절 장애와 관련이 적고, 오히려 기회와 사회적 요인에 더 영향을 받습니다.

(2) 유전자와 환경 간의 교차 효과

많은 연구자들이 유전자와 환경이 독립적이 아닌 상호작용을 통해 범죄를 형성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MAOA 유전자가 있는 사람도 학대를 받지 않았을 경우 정상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3) 예외 사례

어떤 사람들은 심각한 유전적 변이나 불우한 환경적 요소를 겪더라도 범죄자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들어 반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인간 행동이 단순히 유전이나 환경 중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5. 결론: 유전적 요인은 전제조건일 뿐 범죄를 결정하지 않는다

범죄 성향과 유전적 요인 간의 연관 관계는 수많은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지만, 이를 모든 범죄를 단정 지을 기준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유전적 성향은 특정 행동의 '경향'을 만들 뿐이며, 범죄를 구체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요인과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이 더 중요합니다. 결국, 범죄를 낮추기 위해서는 원인을 단일 요인으로 구분하기보다는,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및 링크

  • Moffitt, Terrie E. "The Role of Genetic Factors in Criminal Behavior," Annual Review of Psychology (2005).
  • Brunner HG et al. "X-chromosomal MAOA Deficiency and Violent Behavior," Science, 1993.
  • Christiansen K.O. "Twin studies and criminality," Acta Geneticae Medicae et Gemellologiae. (1977).
  • 연구소: 한국심리학회 행동유전학 특강 자료(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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